눈 오는 지도

카이스트번역

2015-03-08 08:29:05 | 조회 : 101

눈 오는 지도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
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장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날리는 것
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
든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나려 덮어 따라갈 수
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
서면 일년 열두달 하냥 내 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흐르는 음악 : Angels sing / Hiko)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5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	카이스트번역	2008.09.21	606
34	사랑이란	카이스트번역	2008.09.21	544
33	꿈길 (悲夢)	카이스트번역	2008.09.21	505
32	흑과 백	카이스트번역	2008.06.20	497
31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87
30	여명의 눈동자	카이스트번역	2008.06.21	467
29	레잇비	카이스트번역	2008.06.20	462
28	소나기같이, 이제는 가랑비같이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57
27	아,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51
26	나는 작은 조각배가 되어	카이스트번역	2008.06.21	437
25	즉흥 환상곡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33
24	서른즈음에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31
23	마음 그림자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27
22	겨울에	카이스트번역	2008.08.01	417
21	눈 오는 지도	카이스트번역	2008.08.26	415
20	어제 오늘 그리고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15
19	生과 死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07
18	Beethoven's Silence	카이스트번역	2008.09.21	402
17	김소월	카이스트번역	2008.06.20	398
16	기다림이란	카이스트번역	2008.07.03	398
15	혼돈의 시대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97
14	사랑이란	카이스트번역	2008.09.21	395
13	비늘 바다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93
12	영원한 사랑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86
11	무주 구천동	카이스트번역	2008.09.21	386
10	우리들의 소나기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82
9	사랑하라	카이스트번역	2008.09.21	382
8	청춘	카이스트번역	2008.09.21	363
7	함박꽃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58
6	날자	카이스트번역	2008.06.20	356
5	세월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54
4	폭풍우	카이스트번역	2008.06.21	347
3	눈 오는 저녁	카이스트번역	2015.03.13	112
	눈 오는 지도	카이스트번역	2015.03.08	101
1	혼돈의 시대	카이스트번역	2015.03.08	83